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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얼마가 적당할까 — 최신 조사로 보는 기준

청첩장을 받으면 축하하는 마음보다 먼저 드는 생각이 있다. '얼마를 넣어야 실례가 안 될까.'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은 없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를 내는지 조사한 자료는 있다. 그 숫자들을 근거로 통용되는 기준을 정리했다.

액수를 가르는 진짜 변수

축의금 액수를 정할 때 사람들이 가장 크게 따지는 것은 식장 수준이나 식사 메뉴가 아니라 신랑신부와의 친분이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미혼 남녀 500명(만 25~39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6.8%가 '당사자와의 친분 및 알고 지낸 시간'을 축의금 액수를 정하는 가장 큰 기준으로 꼽았다. 이어 '향후 내 결혼식 참석 여부'(5.6%), '결혼식 장소 및 식대'(5.4%), '청첩장을 직접 받았는지 여부'(2%) 순이었다.

즉 식장 수준이나 식사비는 액수를 정하는 여러 변수 중 하나일 뿐, 결정적 기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완전히 무관하지도 않다. 참석 여부와 식대가 실제로 액수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는 다음 항목에서 조사 결과로 살펴본다.

참석과 불참, 그리고 식대라는 변수

같은 가연 조사에서 결혼식에 직접 참석할 때의 평균 축의금은 8만 6,300원, 참석하지 않고 축의금만 보낼 때는 평균 6만 400원으로 나타났다. 참석 시 남성 평균은 9만 3,500원, 여성은 7만 9,000원이었고, 불참 시에는 각각 6만 4,600원과 5만 6,100원이었다. 20대 응답자는 참석 시 8만 8,300원·불참 시 6만 1,000원, 30대는 참석 시 8만 4,200원·불참 시 5만 9,700원으로 연령대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식사를 하지 않는 만큼 액수를 낮춰 잡는 경향이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실제로 오간 금액은 이보다 높게 나타나는 조사도 있다. NH농협은행이 202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축의금을 이체한 고객 115만 명, 533만 건의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축의금은 2023년 11만 원, 2024년 11만 4,000원, 2025년 11만 7,000원으로 매년 올랐다. 2025년 기준 금액별 비중은 5만 원이 42.3%로 가장 많았고 10만 원(39.7%), 20만 원(7.5%)이 뒤를 이었다. 인크루트가 2025년 5월 직장인 844명에게 물은 설문에서도 직장 동료 결혼식에는 10만 원이 적당하다는 응답이 61.8%로 5만 원(32.8%)을 앞섰다.

세 조사의 표본과 시점이 다르므로 숫자를 그대로 더하거나 평균 낼 수는 없다. 다만 공통적으로 읽히는 흐름은 있다 — 참석 여부에 따라 금액이 갈리고, 5만 원과 10만 원이 실질적인 두 기준선으로 통용되며, 그 기준선은 해마다 조금씩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왜 하필 홀수, 왜 5만 원 단위인가

축의금을 3만 원, 5만 원, 7만 원처럼 홀수로 맞추는 관습은 홀수를 길한 숫자로 보던 전통에서 비롯됐다고 알려져 있다. 좋은 일에는 홀수 금액을 내는 것을 예의로 여겼고, 여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이 좋은 날이 영원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는 해석도 있다.

5만 원이 최소 단위로 굳어진 데는 2009년 5만 원권 지폐가 나온 것도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 많다. 만 원짜리 여러 장 대신 5만 원권 한 장으로 봉투를 채울 수 있게 되면서 5만 원 단위로 끊는 쪽이 주고받기 편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여러 매체가 공통적으로 소개하는 문화적 배경 설명일 뿐, 모든 지역과 세대가 똑같이 따르는 고정된 규칙은 아니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관행, 그리고 형편이 안 될 때

축의금에는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상호 관행도 있다. 예전에 자신이 5만 원을 냈던 사람에게서 나중에 3만 원만 돌아오면 서운함을 느낀다는 정서가 소개될 만큼, 과거에 주고받은 금액은 다음 액수를 정할 때 은근히 참고되는 기준으로 통용된다. 다만 이는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관행일 뿐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는 아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을 때는 액수를 억지로 맞추기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을 정직하게 정하는 편이 관계에 더 낫다는 의견이 많다. 참석해서 축하하는 마음을 전하는 것 자체가 액수보다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많고, 형편이 어렵다면 미리 솔직하게 사정을 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축의금은 관계를 표현하는 수단이지, 정답이 정해진 시험이 아니다.

이 기준이 통하지 않는 경우

이 글에서 소개한 조사들은 표본이 저마다 다르다. 가연 조사는 만 25~39세 미혼 남녀 500명, 인크루트 조사는 직장인 844명을 대상으로 했고, NH농협은행 데이터는 계좌 이체로 축의금을 보낸 고객만을 담고 있다. 현금으로 직접 건네는 축의금이나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세대·직군의 관행은 이 숫자들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다.

지역에 따라서도 통용되는 금액과 관습이 다르다. 특정 지방이나 집단에서는 이 글이 소개한 기준과 다른 액수가 오래도록 자리 잡고 있을 수 있고, 그럴 때는 그 지역의 관행을 따르는 편이 낫다. 회사, 동창회, 종교 공동체처럼 오래 유지된 집단에는 자체적인 액수 관행이 형성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관행은 전국 단위 설문에 잡히지 않는다.

형제자매, 아주 가까운 친구, 은사처럼 관계 자체가 특별한 경우에는 통계적 평균이 큰 의미가 없다. 실제로 NH농협은행 데이터에서도 100만 원 이상을 보낸 경우가 3.17%, 1,000만 원 이상도 0.36% 있었는데, 이런 액수는 '평균'이라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가족·특수 관계의 몫이다. 이때는 조사 결과보다 두 사람 사이의 관계와 그동안 쌓아 온 맥락이 액수를 정하는 더 정확한 기준이 된다.

요약

  • 액수를 정하는 가장 큰 기준은 식장 수준이 아니라 신랑신부와의 친분이다.
  • 참석 시 평균은 8만~9만 원대, 불참 시에는 5만~6만 원대로 조사마다 확인된다. 5만 원과 10만 원이 실질적인 두 기준선이다.
  • 홀수·5만 원 단위 관습에도, 받은 만큼 돌려주는 관행에도 유래는 있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은 아니다.
  • 지역·집단·관계의 특수성 앞에서는 이 기준들도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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