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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톤·쿨톤 자가진단이 맞히는 것과 못 맞히는 것

거울 앞에서 손목 안쪽 혈관 색을 들여다보거나 금목걸이와 은목걸이를 번갈아 대 보는 것. 웜톤인지 쿨톤인지 궁금할 때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방법이다. 그런데 어제는 초록 핏줄이라 확신했던 손목이 오늘은 파랗게 보이고, 어떤 진단 앱은 웜톤이라는데 다른 앱은 쿨톤이라고 한다. 이 자가진단들은 정확히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그리고 왜 이렇게 자주 어긋날까.

웜톤과 쿨톤을 가르는 기준

피부색을 웜톤과 쿨톤으로 나누는 기준은 피부 표면에 드러난 색이 아니라 언더톤(undertone)이라 불리는 밑바탕 색감이다. 피부 표면 아래 혈관과 조직이 만들어내는 이 색감이 노란빛이나 붉은빛 계열에 가까우면 웜톤, 푸른빛이나 붉은보랏빛 계열에 가까우면 쿨톤으로 구분한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언더톤이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피부 표면 위로 비쳐 나오는 정도의 간접적인 단서로만 짐작할 수 있어서, 이를 읽어내려는 여러 가지 방법이 쓰인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 둘 점이 있다. 언더톤은 웜톤과 쿨톤 두 칸으로 딱 떨어지는 값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색의 스펙트럼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쪽으로도 뚜렷하게 기울지 않는, 웜과 쿨의 중간쯤에 있는 사람도 있다고 소개된다. 자가진단이 '둘 중 하나'라는 답을 강요하는 순간, 이런 중간 지점에 있는 사람에게는 애초에 딱 맞는 답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집에서 흔히 쓰는 세 가지 방법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손목 안쪽 혈관 색을 보는 것이다. 자연광 아래에서 손목을 뒤집어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혈관이 초록빛에 가까우면 웜톤, 파랗거나 보랏빛이면 쿨톤 쪽으로 판단한다. 두 번째는 금색과 은색 액세서리를 얼굴 옆에 번갈아 대 보는 방법으로, 금색을 댔을 때 얼굴이 화사해 보이면 웜톤, 은색을 댔을 때 피부가 맑아 보이면 쿨톤 쪽으로 해석한다. 세 번째는 흰 종이나 흰 천을 얼굴 옆에 대고 피부색이 그보다 노란빛으로 뜨는지, 붉은빛이나 푸른빛으로 뜨는지 비교하는 방법이다.

세 방법 모두 원리는 같다. 피부색 자체를 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색과 나란히 놓았을 때 상대적으로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를 눈으로 비교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 방법을 한 번에 해 보고 결과가 같은 방향으로 모이면 그나마 참고할 만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조명이 다르면 결과도 달라진다

이 비교가 흔들리는 가장 큰 변수는 조명이다. 실내조명은 색온도(단위 켈빈, K)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는데, 전구색은 2,700~3,000K로 주황빛이 강하고 주백색은 3,500~4,000K, 주광색은 5,000~6,500K로 갈수록 푸르고 하얀 빛에 가까워진다고 알려져 있다. 전구색 조명 아래에서는 어떤 피부든 실제보다 노란빛·붉은빛으로 보이기 쉽고, 주광색 조명 아래에서는 반대로 푸른빛이 강조되기 쉽다. 같은 손목, 같은 액세서리를 두고도 거실 조명과 화장실 조명, 창가의 자연광 아래에서 본 색이 서로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진단을 할 때는 낮 시간대 창가의 자연광, 그중에서도 직사광선을 피한 밝은 그늘에서 보는 것이 권장된다고 소개된다. 하지만 가정에서 매번 같은 시간, 같은 밝기의 자연광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고, 흐린 날과 맑은 날의 빛조차 색감이 다르게 느껴진다.

화장, 계절, 그리고 보는 사람의 눈

조명 말고도 흔들리는 변수는 더 있다. 파운데이션이나 비비크림처럼 피부 표면에 색을 얹는 화장품은 언더톤과 무관하게 표면 색조 자체를 바꿔 버린다. 여름철 햇볕에 그을리거나 겨울철 실내 생활로 피부가 창백해지는 계절적 변화도 표면 색을 바꾸는 요인이다. 언더톤 자체는 잘 변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자가진단이 실제로 보는 것은 언더톤이 아니라 그 위에 얹힌 표면 색이므로 같은 사람도 화장 상태와 계절에 따라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판단 자체의 주관성도 크다. 뷰티 매체 하퍼스바자코리아 인터뷰에서 한 메이크업 트레이너는 피부에는 '고유톤'과 '표면톤'이 따로 있어서, 고유톤이 웜톤이라도 표면에는 붉은기나 잡티로 색이 균일하지 않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목 혈관이 파란빛인지 초록빛인지를 육안으로 구분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같은 손목을 보고도 사람마다, 그날의 조명과 컨디션마다 다르게 읽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진단법이 답하지 못하는 것

손목 혈관, 금은 액세서리, 흰 천 대보기 세 가지는 언더톤을 직접 재는 도구가 아니라, 조명과 색 대비 속에서 눈으로 짐작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여러 조건이 겹치면 같은 사람에게서도 서로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이는 방법을 잘못 써서라기보다, 원래 이런 비교 방식이 가진 한계에 가깝다.

전문가가 진행하는 드레이핑(draping) 진단도 완전한 정답을 내놓지는 못한다. 표준화된 조명과 흰 천을 쓰는 진단조차 피부에 고유톤과 표면톤이 함께 섞여 있고 부위마다 색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진단자에 따라 결과가 갈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자가진단은 이보다 통제된 조건이 훨씬 적으므로, 결과의 편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방법들로 얻는 결과는 '아마 이쪽에 가까울 것'이라는 참고치이지, 확정된 진단이 아니다. 오늘과 내일의 판단이 오락가락한다면 그것은 방법의 실패라기보다, 애초에 이 방식이 가진 정확도의 한계가 드러난 것으로 보는 편이 맞다. 이 글 역시 언더톤을 확정해 주지 못하며, 다만 어떤 지점에서 판단이 흔들리는지를 짚어 줄 뿐이다.

그리고 이 진단은 애초에 웜·쿨이라는 두 갈래만 다룰 뿐, 그 안에서 얼마나 밝은 톤인지, 얼마나 선명한 톤인지는 다루지 않는다. 언더톤 하나만으로는 어떤 색이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지를 전부 설명할 수 없고, 그 판단에는 명도·채도 같은 다른 기준과 그날의 취향까지 함께 작용한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요약

  • 웜톤·쿨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언더톤을 기준으로 나누며, 손목 혈관·금은 액세서리·흰 천 대보기는 모두 이를 간접적으로 비교하는 방법이다.
  • 조명의 색온도, 화장, 계절에 따른 피부색 변화가 판단을 자주 흔든다.
  • 전문가의 드레이핑 진단조차 결과가 갈릴 수 있으므로, 자가진단은 참고치로 두는 편이 안전하다.

출처

여덟 문항으로 내 톤을 더 가늠해보고 싶다면

어울에서 웜톤·쿨톤 자가진단 해보기

어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