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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과 인장, 도장은 어떻게 다를까

서화 작품 한쪽 구석에 찍힌 붉은 도장을 보면 흔히 '낙관'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낙관이 정확히 도장을 가리키는 말인지, 인장과는 어떻게 다른지, 흰 글자로 찍히는 도장과 붉은 글자로 찍히는 도장은 무엇이 다른지는 막상 설명하기 어렵다. 관련 자료를 찾아 정리했다.

낙관이란 무엇인가

낙관(落款)은 낙성관지(落成款識)의 줄임말로, 글씨나 그림을 완성한 뒤 언제 어디서 누구를 위해 썼는지 등을 적고 마지막으로 이름이나 호를 쓴 다음 도장을 찍는 일 전체를 가리킨다. 도장 그 자체만이 아니라 '쓰고 찍는' 마무리 과정 전부를 낙관이라 부른다는 점이 자주 오해되는 부분이다.

이때 찍는 도장을 인장(印章)이라 하고, 인장에 글자나 무늬를 새기는 작업을 전각(篆刻)이라 부른다. 재료로는 돌, 나무, 상아, 옥 등이 두루 쓰였는데, 다루기 쉬운 부드러운 돌(화유석·청전석·수산석 등)이 보급된 뒤로 전각이 하나의 독립된 예술 장르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나온다.

인장과 도장, 같은 말 다른 무게

일상에서는 인장과 도장을 구분 없이 쓴다. 실제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인장을 '도장 또는 인감이라고도 한다'고 풀이한다. 다만 서화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은행이나 관공서에 쓰는 실용적인 신표(信標)로서의 도장과, 작품에 찍기 위해 따로 새긴 인장을 구분해서 부르는 경우가 많다. 글씨체와 어울리는 인장을 따로 마련하는 일을 두고 '정장에 어울리는 신발을 고르는 일'에 비유하는 서예 관련 글도 있다.

즉 인장은 신분이나 소유를 증명하는 도구라는 점에서는 도장과 다르지 않지만, 서화의 낙관에 찍히는 인장은 실용성보다 작품과의 조형적 어울림이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음각과 양각, 백문과 주문의 관계

인장을 새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글자 자체를 파내서 새기면 음각(陰刻), 글자 둘레를 파내 글자를 도드라지게 남기면 양각(陽刻)이다. 이 새김 방식은 찍었을 때 나타나는 결과와 곧바로 연결된다. 음각으로 새긴 인장은 찍으면 글자 부분에 인주가 묻지 않아 글자가 하얗게 남고 둘레만 붉게 찍히는데, 이를 백문(白文)이라 부른다. 반대로 양각으로 새긴 인장은 도드라진 글자 부분에 인주가 묻어 글자가 붉게 찍히는데, 이를 주문(朱文)이라 한다.

서화의 낙관에서는 이 둘을 구분해 쓰는 전통적인 방식이 있다. (사)한국서예협회 인천광역시지회 자료에 따르면 이름을 새긴 성명인(姓名印)은 음각으로 새겨 백문으로 찍고, 호를 새긴 아호인(雅號印)은 양각으로 새겨 주문으로 찍는 것이 원칙이다. 글로 쓸 때는 호를 먼저 쓰고 이름을 나중에 쓰지만, 도장은 반대로 성명인(백문)을 먼저 찍고 아호인(주문)을 그 아래에 찍는다는 점도 함께 전해진다.

어디에, 어떤 순서로 찍는가

낙관 인장은 작품 아무 데나 찍지 않는다. 전통적인 안내에 따르면 도장은 이름을 쓴 글씨의 아래쪽이나 왼쪽에 찍고, 본문 줄 사이에 찍거나 본문 끝보다 아래로 처지게 찍는 것은 피한다. 성명인을 먼저 찍은 뒤 도장 너비의 절반에서 하나 정도를 띄우고 그 아래에 아호인을 찍는 방식이 흔히 안내된다.

낙관은 글씨나 그림이 끝났다는 표시이면서 작품의 일부이기도 하다. 화면 전체의 균형을 잡거나 여백의 분위기를 살리는 조형적 요소로도 여겨져, 어디에 어떤 크기로 찍을지를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이 전통적인 태도로 소개된다.

인주와 재료

인장을 찍을 때 쓰는 붉은 재료를 인주(印朱)라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전통적인 인주는 천연 광물인 주사(朱砂)에 알칼리 반응물인 은주를 섞고, 아주까리기름·밀랍·송진 등으로 녹인 뒤 쑥이나 한지로 반죽해 굳혀 만든다. 이런 제조 방식 덕분에 번지지 않고 오랫동안 보존되는 특성을 가진다.

인장 재료로는 금·은 같은 금속부터 옥·마노 같은 광물, 회양목 같은 나무, 상아나 짐승 뿔까지 다양하게 쓰였다. 이 가운데 오늘날 서화 인장에 가장 흔히 쓰이는 재료는 새기기 부드럽고 다루기 쉬운 돌이다.

이 설명이 전부는 아니다

백문·주문을 성명인·아호인에 각각 대응시키는 방식은 여러 서예 자료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전통적 원칙이지만, 실제 작가들은 취향이나 유파에 따라 이 원칙을 다르게 적용하기도 한다. 하나의 인장에 이름과 호를 함께 새기거나, 두인(頭印)이라는 별도의 인장을 작품 시작 부분에 더 찍는 경우도 있어 이 글에서 다룬 것이 유일한 방식은 아니다.

이 글은 서화에서 쓰이는 낙관용 인장을 중심으로 다뤘다. 관공서의 관인이나 개인의 인감도장처럼 신분·행정 증명에 쓰이는 인장은 새김 방식과 관례가 또 다르므로 이 글의 설명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요약

  • 낙관은 도장 자체가 아니라 글씨·그림을 마무리하며 이름과 도장을 남기는 과정 전체를 가리킨다.
  • 음각으로 새기면 백문(흰 글자), 양각으로 새기면 주문(붉은 글자)으로 찍힌다 — 전통적으로 이름은 백문, 호는 주문으로 새겼다.
  • 인장은 서명 아래나 왼쪽에, 성명인을 먼저 아호인을 그 아래에 찍는 순서가 전해진다.
  • 인주는 주사 안료와 기름을 배합해 만들며, 인장 재료는 돌이 가장 흔하다.

출처

내 이름으로 낙관을 만들어보고 싶다면

도장에서 낙관 이미지 만들어보기

도장